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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일본, 시민 적극참여 맑은 하천 복원 | ||||
| 2008 01/22 뉴스메이커 759호 | ||||
해외사례 | 독일 ‘복원 가이드라인’ 제시… 미국 ‘경험으로 얻은 10대 교훈’ 출간
그동안 개발연대 시절의 어두운 구석들은 콘크리트로, 흙으로, 팬스로 가려져왔다. 1958년에 시작해서 1978년 복개가 완료된 청계천은 대표적인 사례다. 급속한 산업화의 부산물인 각종 오염물질을 보이지 않게, 그리고 신속하게 배출하려는 목적과 도심공간을 산업활동에 적합한 구조로 재편해 들어가려는 의도가 바탕에 깔린 대규모 토목공사였다. 그렇게 복개한 청계천이 반세기 만에 자기부정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문제는 그 부정의 과정은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데, 계량이 가능한 공사비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비용 등을 감안하면 결코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다. 우린 정치적 치적·물리적 복원 치중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이후 정치적인 치적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다 보니 너도나도 시민들의 눈에 쉽고 상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업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자연형 하천복원사업과 같은 공간개발(복원)사업과 지역 축제다. 특히 자연형 하천복원사업은 기존의 도시가 갖고 있던 삭막함, 단순함 등을 극복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요구를 수렴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을 정점으로 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자연형 하천복원사업들은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행정적인 힘에 끌려가고 있다. 다양한 의견 수렴, 치밀하고 과학적인 계획, 선진사례 검토, 지천과 유역 영향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등 만만치 않은 시간이 필요한 과정들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물리적 복원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마디로 ‘자연환경’을 무늬로 내세워서 재임기간 내에 정치적 성과를 만들자는 의도인데, 이는 이명박식 청계천 복원사업의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사업 발상과 진행은 안 될 일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자연형 하천복원을 하천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추진한다. 1995년 다마(多摩)강과 학견(鶴見)강, 상모(相模)강을 관리하는 건설성 경빈(京浜)공업사무소는 주민단체와 지식인, 행정담당자로 이루어진 유역교류간담회를 설치하여 ‘파트너십으로 시작하는 ‘좋은 강’ 만들기’라는 제언을 내놓았다. ‘좋은 강 만들기에 관한 파트너십‘이란 지금까지 국가와 지자체에 의한 치수, 이수 목적의 하천 정비가 이루어져 왔는데, 하천은 배수로화되어 무미건조한 공간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하천환경의 관점에서 하천 관련 복원사업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강을 정비하는 입장과 강과 평생을 지내는 입장 쌍방이 납득할 수 있는 강 살리기에 대해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지 검토하는 것이다. 1996년에 제시된 좋은 강 만들기 제언을 통해 몇 가지 방책이 제시되었다. 그중 첫 번째는 ‘완만한 합의 형성의 장 만들기’로 유역간담회를 설치하고 민·관·학이 각각 일상적으로 정보교류와 인적 교류를 함으로써 지금까지 행정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계획을 제시하면서 쌓인 기술적·감정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쌍방의 신뢰관계를 구축하여 파트너십을 형성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 방책은 시민들의 자립적이고 안정적인 활동거점으로 ‘유역활동센터’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행정 주도로 진행된 하천정비사업의 실패가 너무나 분명했기에 철저한 성찰 속에서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대안을 찾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경험으로 얻은 유역관리 10대 교훈’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오랜 시간 축적된 하천관리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한데 묶은 것인데, 하천유역 이해당사자들의 거버넌스를 통해 하천 환경을 보전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10대 교훈은 “명확한 비전, 목표, 사업내용을 갖춰야 한다” “훌륭한 지도자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이해관계자를 포함하기 때문에 훌륭한 조정자(Coordinator)가 핵심적 요소다”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 등이다. 대규모 개발사업 서둘러선 안돼 웨스트 버지니아주 치트강이 석탄 광산의 유출수 때문에 오염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벌인 ‘치트강의 친구들’은 모든 역량을 오염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에 맞서는 데 집중하기보다 이것이 워낙 큰 문제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원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여 좀 더 폭넓은 접근을 시도한다. 그들은 20개 이상의 단체를 불러모아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성과를 서로 의지함으로써 치트강 유역의 복원을 추진했다. 여기에는 연방 및 주정부, 환경단체, 지방정부와 석탄회사가 참여했다.(경험으로 얻은 유역관리 10대 교훈 ) 독일에서는 주로 주 정부에서 하천 복원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여 이용하고 있다. 1989년 뒤셀도르프 NRW주에서 발간한 ‘자연형 하천 만들기와 하천 유지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하천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공법 17개를 소개하고 있고, 바덴 뷔템베르크 주에서는 ‘자연에 적합한 공법-하안과 하안 사면의 보호’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오랜 기간 많은 사람과 숙의하고, 다양한 경험을 잘 정리하여 자연형 하천복원사업의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 정치인의 정치적 야욕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하천복원사업은 단순한 물리적·물성적 변화를 열망하는 수준의 사업이 아니다. 시간적으로는 개발연대 시절의 역사를 단절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의 실체를 열어나가는 패러다임의 변화고, 철학적으로는 생산력에 대한 절대적 신봉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가치체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대역사다. 따라서 단기간의 물리적 변화를 드러내는 토목공사보다는 하천복원사업을 통해서 시간적으로 영구히 이어질 가치와 의미를 창출하는 쪽에 무게를 둬야 할 일이다. 오성규〈환경정의 사무처장〉 [출처] 이명박식 하천개발 안된다|작성자 환경정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