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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에는 살리기가 없다.

 

정권의 명운이 걸린 “4대강 살리기 사업”?

노무현 전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온 국민이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화물연대 박종태 열사의 죽음은 시종일관 탄압으로 일관된 mb정부의 노동탄압에 저항으로 이어졌고, 150이 지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참사는 인권을 짓밟아 죽음으로 내몰았지만 사과는 커녕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개탄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대학교수, 종교인, 문화․예술인 등 사회 각계에서 1만명이 넘는 인사들이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고, mb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이 문제의 근원이라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mb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정국은 이렇듯 엄중한데도 소위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꼭 해야겠다며 6월 8일 마스터플랜 발표를 강행했다.
국민들 마음 한 켠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과 함께 이 정부의 무리수가 불러온 결과라는 생각이 심심상인 번져있었고, 그래서 최소한 애잔한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혜량이 있을 줄 알았건만 돌아온 건 무려 30조원가량을 쏟아 부어 4대강에 대규모 토목사업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니 의아함과 답답함이 교차할 뿐이다. 도대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이 정권의 입장에서는 뭐 길래 이토록 강한 집착을 보인단 말인가? 정권의 명운을 걸만큼 중요하다면 내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과 대선일 텐데, 그야말로 정권재창출을 위해 어마어마한 혈세를 쏟아 붓는다면 국민들의 저항은 피할 수 없다.


4대강 죽이기기 마스터플랜

정부가 발표한 마스터플랜의 핵심내용은 1) 물 부족과 홍수예방을 위해 댐과 보를 쌓고 하천바닥을 굴착해서 물그릇을 키우는 것, 2) 오염원 관리 체계화와 하수처리시설 개선을 통해 수질개선 및 생태복원, 3) 수변공간 개발을 통해 복합공간 창출, 4) 강 중심의 지역발전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본 사업에 16.9조원, 직접연계사업에 5.3조원을 국가재정으로 투입하고, 추가로 간접연계사업은 부처(국토해양부, 환경부, 농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별로 계획을 확정하여 추진한다는 것이다.

먼저 물 부족 문제를 살펴보자. 우리나라 최고의 수자원관련 국가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이하, 수장기)”에서는 “4대강 본류에서의 물 부족은 없다”는 결론과 동시에 국지적 물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댐을 건설하는 등의 구조적인 대책보다는 수자원 연계운영 등의 비구조적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특히나 물 부족의 대부분이 농업용수인 점을 감안한다면 농업용수 수요산정의 부정확성 등을 개선해야 하는 문제가 시급한 문제로 제기되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물 이용 양태가 여전히 낭비적인 점을 해결하지 않고, 당장 부족하니 댐을 지어서 해결하자는 식의 발상에는 국민적인 동의를 얻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 마스터플랜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상당히 진전된 사회적 합의를 깡그리 무시하고 공급위주, 댐 건설 위주의 대책으로 후퇴하였으니 토건업체 배만 불려준 꼴이다.

홍수문제는 어떤가? 마스터플랜에서 밝힌 대로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더 홍수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후의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비하는 과학기술의 한계와 경제적 제약 요인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그래서 수장기에서는 인위적 대책으로 홍수에 대응하는 데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홍수와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슬로건까지 채택한 바가 있다. 따라서 홍수지도를 만들어 홍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에 예보시스템을 강화하고, 제방위주의 방어대책에서 벗어나 유역전역에서 방어하기 위해 광활한 홍수터를 만드는 등의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마스터플랜은 오히려 강 바닥을 파고, 보를 건설하는 등의 대책 중심으로 되어 있다. 특히 올 해는 이상기후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마저 제시된 마당에 정부는 홍수지도를 대외비 운운하며 공개를 꺼리고 있다.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보다는 강에 토목사업을 벌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문제는 물그릇을 키우는 물 부족 대책과 홍수예방대책이 충돌한다는 데 있다. 댐과 보를 많이 건설해서 물그릇을 키우고, IT기술 기반으로 댐 연계운영을 잘하면 물 부족과 홍수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유아적 발상이다. 아무리 댐 연계운영을 과학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하늘이 결정하는 변화무쌍하고 예측불가능한 기상여건을 제대로 간파하기 어렵다. 올 해 강원지역의 가뭄이 수자원공사의 댐 연계운영의 실패 때문에 발생했다는 지적이 환경부장관 입에서 나올 정도였으니까 정부 스스로 그 한계를 분명히 고백한 셈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공무원들의 기술운영을 시험할 작정이 아니라면, 넓은 홍수터를 만들고, 홍수가 나더라도 국민들 스스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홍수대비 매뉴얼을 잘 만들어 미리 대비하는 것이 국가가 할 책무다.

이번 마스터플랜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시하고 있는 강 살리기 대책이 오염원 유입관리 체계화와 하수처리시설 개선이다. 그런데, MB정부 출범이후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완화, 각종 수도권 규제완화 등으로 인해 하천인근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 관리에 큰 구멍이 생겼다. 게다가 상하수도 관거개선사업도 정부 주도적으로 하기보다는 민간으로 넘기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수질개선은 뒷걸음질 칠 것이 분명하다.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강 바닥 굴착과 보 건설로 키워진 물그릇은 필연코 유수속도를 느리게 만들 것이다. 느린 유속은 강물을 썩게 만든다. 녹조가 창궐하여 미생물들이 살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미 수질전문가들이 수없이 강조해 온 문제이며, 우이독경이 된지 오래다. 더 가관인 것은 수상레저와 문화활동을 명분으로 소규모 보를 수없이 만든다는 것인데, 4대강을 아예 물놀이터로 만들 모양이다. 그 모양으로 어찌 4대강을 살리겠다는 것인지 너무나 상식밖의 발상이다.

이렇듯 정부가 발표한 4개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는 4대강을 죽이는 내용이 훨씬 압도적이다. 댐을 건설하고, 수십 수백개의 보를 만들고, 강바닥을 파헤치면 강이 가진 생명의 기운이 짓눌릴 수밖에 없다. 마치 거대한 욕조처럼 변한 4대강에, 썩어가는 강물에 잔뜩 뿌려진 화학약품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하회마을 맑은 모래톱이 물에 잠기고 병산서원이 아슬아슬 물에 떠있듯 문화역사의 누란의 틈바구니에서 국민들이 유유자적, 희희낙락 물놀이를 즐기는 진풍경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이제 MB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4대강 죽이기 사업”으로 불러야 한다.


MB정부는 제2의 중동건설 붐을 꿈꾸고 있다.

진정한 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수출중심의 경제정책, 중동건설 붐으로 커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덕에 80년대와 90년대 중반까지 풍요를 누릴 수 있었다. 볕이 있으면 그늘이 있는 법, 중화학공업 중심의 경제구조는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고비용․반환경 문제를 재생산하고 있고, 점점 위기로 치닫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 국가차원의 획기적 전환을 어렵게 하는 핵심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동건설 붐에 기대어 경제성장을 했던 탓에 건설․토목산업에 종속적인 비정상적 경제구조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역대 정권들은 자연환경 훼손을 대가로 단기적 경기부양이라는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GDP의 20% 가량을 건설․토목산업에 의존하는 기형의 연속이다.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사회복지․서비스 종사자가 선진국에 비해 1/3도 안되는 왜곡된 고용구조가 개선되지 못하는 탓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 4대강 죽이기 사업은 최소한 30조원에서 시작해서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르는 혈세 먹는 흡혈귀 사업이다. 사실상 국민혈세를 들여 건설․토목산업을 융성시켜 놓는 대역사가 될 것이다. 그것으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전환은 물 건너간다. 생명도 없고, 문화도 없고, 평등․평화도 없는 삭막한 경제구조에 국운은 꺾이고 말 것이다. 생명․평화를 존중하는 뭇생명들이 4대강 죽이기 사업을 결단코 막아야 하는 중대 이유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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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성규